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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떨어진 내 신발은 갈 길을 안다

category Life 2010.10.18 17:59

신발은 내 과거를 다 안다.

이 신발을 신고 걸어온 길이 내 이력이다.

너는 그 많은 고난을 견디고

화장실에서도 낮은 데로 임해 나를 오염에서 보호해주었다.

고객을 신으로 모시느라고 내달릴 때도

너만은 마르고 닳도록 

한마디 불평없이 나를 떠받들어온 걸 나는 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지금 나는

내 신발  밑바닥을 기억한다.

하늘과 땅을 온몸으로 연결하면서 살아온

가고 없어 손에 잡히지 않는 그 위대한 봉사, 아니 희생

내 삶은 신발이 놓여 있듯이 말없이 헤어진 채로

보잘 것 없이 천하고 서러운 발걸음처럼 여기저기 흩어졌지만

33년 그 여정이 여기에 나란히 모여있네.

 

이제 신들메를 매고 다시 길을 떠나야 하리.

백수의 왕 호랑이도 사냥  성공율은 겨우 15% 안팎

그는 실패할 때 근육을 길러 산하를 호령하네.

천하의 호랑이도 실패를 활용하여 그 자리를 지키는데

우리는 실패를 호랑이보다 더 무서워하여

아예 사냥에 나서지 못한다.

자기 실패를 통 크게 활용하지 못해

호랑이로 태어나서 고양이로 살다간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호랑이는 새끼의 실패를 담대하게 이용하여 호랑이로 키우거늘

실패가 무서워 우리는

우리에 갇혀 신발을 신어 본 적도 없으니

야성을 잃은 호랑이를 어찌 호랑이라 할 수 있을까.

 

33년, 이제까지는 연습, 아니 참 힘든 가시밭길

경험의 학교에 그 많은 수업료를 지불한 다음에

더 이상 떨어질 것이 없는 밑바닥에서 본

떨어진 신발 한 켤레,

부끄러운 인생처럼 보일지라도

내 하찮은 과거를 보고 사람들은 실패를 읽을지라도

어차피 그대는 내 과거를 다 아는데 무엇이 창피하랴.

 

내 분신이자 동반자인 너와 더불어

다시 길 떠나기 전에

과거는 미화하여 모두 가슴에 간직하고

미래의 희망을 담고 새 신을 신고 하늘 높이 뛰어오른다.

미안하다, 인생이란 짐을 싣고 또 다른 광야로 가야 하니까.

그나마 가진 게 없어 가벼운 게 다행이다.

홀가분하게 떠나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젊었을 때 불렀던 노래 다시 부르며 가는 길 

갈 길은 멀지만 다행히 아직 해도 많아

광야를 건너 저 꿈이 어린 곳에 가고도 남으리

한 발도 넘게 남으리.

 

 

(전역을 두 달 남기고 오늘 휴가오는 큰아들을 생각하는데 마침 이 글을 읽게 되어 그런 대로 굴곡이 많았던 시절을 생각하며 58년 개띠가 쓴다. 이 아침에.)  

 

                 살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서로 나누는 곳 '인생성형'(www.lifon.co.kr)


출처 : 다음 아고라 "물빛"

링크 :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199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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