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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패러다임 시대]<下>한국SW 뿌리부터 바꾸자

category Life 2009.06.09 18:21

완제품 1000만대 팔려도 SW업체엔 용역비 지급으로 ‘끝’

《중소 벤처업체인 A사는 대기업인 B사에 휴대전화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A사가 이 소프트웨어로 버는 돈은 휴대전화가 1만 대 팔리든 1000만 대 팔리든 똑같다. 물건이 팔리는 대로 받는 ‘러닝 개런티’ 방식이 아니라 개발인력 수에 1인당 개발비용을 곱한 ‘용역비’ 방식으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지적재산권 인정 안해…러닝개런티 계약 외면
아무리 팔려도 혜택 못봐
강점 가진 휴대전화 - TV, 과감한 투자로 차별화
‘선택과 집중’ 전략 필요

A사 관계자는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주지 않고 소프트웨어업체를 마치 인력 용역업체처럼 취급하는 것이 국내 거래 관행”이라며 “해외업체와 거래할 때는 러닝 개런티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산업에 종속된 사업 풍토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다.

 

 

○ SW 가치를 인정 않는 풍토가 문제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LG CNS의 한 임원은 “첨단 산업인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인건비와 장비 비용을 단순히 곱하는 건설업과 다를 바 없다”며 “선진 산업국가 가운데 이렇게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꼬집었다.

기업이 원하는 고급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소프트웨어 산업백서 2008’에 따르면 국내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은 8만363명으로 적정 인력에 비해 1만1415명(12.4%)이 모자란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교육용 솔루션 업체의 한 관계자는 “자바나 인터넷 관련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조금이라도 실력이 있는 프로그래머들은 대형 업체에서 싹쓸이해간다”고 말했다.

주요 대학 전산 관련 학과의 정원도 갈수록 줄고 있는 형편이다. 전산 관련 직종의 인기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김형주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을 단순 소모품처럼 여기다 보니 인재들이 점차 이 분야 진출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소프트웨어 업계도 반성할 점이 있다. 정기원 숭실대 컴퓨터학부 교수는 “소프트웨어 분야 대기업들조차 그룹 계열사 정보화 사업과 전자정부 사업 등 내수에만 의존해 해외 진출 역량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말로만 ‘육성’ 외치는 정부

지식경제부는 2018년까지 소프트웨어 세계 5강에 진입한다는 발전방안을 최근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조차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한 ‘SW강국’은 헛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추가경정 예산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해 당초 지경부가 요청한 3212억 원 가운데 최종적으로 책정된 돈은 867억 원(27%)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한국의 기술 육성 정책이 ‘깡통’ 정책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제조업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외형적 성장에 치중했을 뿐 정작 내실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규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은 “외형적 성장에 집착해 비싼 값을 주고 해외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다보니 국내 업체를 육성하기보다 해외 업체의 배만 불려줬다”고 말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해선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컴퓨터 운영체제(OS)처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거인들이 장악한 분야에 뒤늦게 뛰어들기보다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휴대전화나 TV에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우리가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분야에서 SW를 육성해 차별화해야 한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유명한 엔지니어를 과감하게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자국 특성 살린 육성전략

SW 강국들의 전략은 많은 참고가 될 만하다.

친기업적인 산업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하는 것으로 유명한 아일랜드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같은 전략을 구사했다. 법인세 혜택과 보조금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세워 1990년대 유럽 시장을 노크하던 미국 기업을 다수 유치했다. 그 결과 유럽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의 40%,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시장의 60%를 담당하는 생산거점으로 떠올랐다.

인도는 초기 노동집약적 아웃소싱 모델에서 벗어나 점차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 아웃소싱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 창구를 일원화하고 IT기업의 직접투자는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도 100% 투자가 가능하게 했다. 또 자국 기업 소프트웨어 품질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수준의 품질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짝퉁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의 변신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정부 주도로 표준화보급센터와 지적재산권 교역시장 등을 구축해 소프트웨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005년 각각 ‘SW2015’와 ‘신(新)리스본 전략’을 발표하고 소프트웨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출처 : http://www.donga.com/fbin/output?rss=1&n=2009060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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